별 그리고 숨

나무에서 우주로, 생명의 흐름을 바라보다

 

깊은 밤 나무의 잎과 별을 바라보다가, 문득 두 존재가 서로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. 나뭇잎 사이로 흩어진 작은 빛은 별처럼 보였고, 멀리 있는 별은 마치 나무에 피어난 작은 잎처럼 느껴졌다.

그 순간 하늘과 나무, 별과 잎의 경계가 사라진다.

나무도 숨을 쉬고, 숲도 숨을 쉰다.
그리고 우리가 바라보는 밤하늘 역시 우리와 무관한 먼 공간이 아니라, 하나의 거대한 생명의 질서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.

. . .

나는 오래도록 나무를 바라보았다.

나무는 땅에 뿌리내리고 있지만,
그 가지는 하늘을 향하고 잎은 빛을 머금는다.
어느 순간 잎은 별이 되고, 별은 다시 잎이 된다.

그렇게 땅과 하늘의 경계가 흐려지고
나무와 우주의 경계 또한 사라진다.
나무를 바라보던 나 역시 자연의 바깥에 선 존재가 아니라
그 안에서 함께 숨 쉬는 하나의 생명임을 느낀다.

나의 그림은 무엇인가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.
잠시 멈추어 바라보고,
잊고 있던 자신의 숨을 느끼게 하는 작은 공간이고 싶다.

화면 속 흰 잎들은 별처럼 떠 있고,
그 사이로 보이지 않는 숨이 흐른다.
관람객이 그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
천천히 한 번 들이쉬고, 다시 내쉬기를 바란다.

어쩌면 별은 아주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.
나뭇잎 사이에,
우리의 숨결 가까이에,
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.

별과 나무와 사람,
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보이지 않는 숨.

나는 그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을 그리고 있다.

별 그리고 숨  |  70 × 139cm   |  장지에 혼합재료

고요한 순간 - 시간을 멈추고

각각의 모습으로 흘러가고, 또 흘러드는 모습을 바라본다.
흘러들며 오가는 생명의 흔적이나 각각의 형상으로 맺혀있는 일상들...

모양은 서로 어울리고, 색은 곁에 있어 빛을 낸다.
비어있는 공간사이로 -- 일렁이며 내려앉는다.
아버지는 마당에서 풀을 뽑고, 멀리 아이들 웃음소리...

어머니는 빨간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졸고 계신다.